한국예술종합학교
2012. 11. 5
“2012 문화예술을 통한 통합 기업공헌 지원사업”의 실행 사례로 선정된 다음 커뮤니케이션의 사례를 MIT 컨버젼스 컬쳐 컨소시엄의 연구원인 그랜트 멕크레켄이 제안한 “최고문화경영자CCO(Chief Culture Officer)”의 개념과 결부 지어 다루고자 한다.
○ 유영만 교수 소개 (“최고문화경영자 CCO” 번역 및 해제)
유영만 교수는 생산기술직에 종사하다가 고학으로 한양대에 진학하여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 교육공학과 박사 학위를 받고 삼성인력개발원에서 근무했다. 이후 학습자의 자율성이 훼손된 방법론적인 교육공학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실증보다는 해석적 방법으로, 실행과 학습이 연결되는 많은 저서들을 집필했는데 그 중 ‘FISH(펄떡이는 물고기처럼)’은 근대로 둘러싸인 전근대의 메타포인 시애틀 도심의 어시장을 묘사한 소설로, 예술이 경영의 미래로 대두될 것을 예측한 저서이다.
○ 최고문화경영자 CCO(Cheif Culture Officer)
– 기업들은 이제 고객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내밀한 욕망을 읽어내야 하고, 시장의 판도 변화를 주도하는 구조적 동인과 보이지 않는 힘의 역학관계를 총체적으로 파악하는 통찰력을 지녀야 한다. 이렇듯 문화를 아는 경영자가 있는 기업, 문화를 주도하는 기업만이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 애플의 스티브 잡스, 버진 레코드의 리처드 브랜슨, 옴니 미디어의 마사 스튜어트 등이 최고문화경영자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 프랑스의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현대사회에서 소비되는 것은 생산물이 아니라 기호이기에 상품이 상징하고 있는 문화적 기호를 읽고 이를 상징적으로 자사 제품에 내재시키는 CCO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했다. 문화적 흐름을 분석하고 예견 그 방향을 주도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문화는 수면 아래에 존재한다. 이를 잡아내어 제품과 서비스의 흐름에 반영할 수 있는 예민한 촉각을 지닌 PD나 음반제작자 같은 CCO가 필요하다. “보이지 않는 문화가 변화를 이끌어 간다”는 인식이 기업에 점차 확산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아모레 퍼시픽이 조직문화에 내재한 무의식 담당하는 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3년에 한번씩 프랑스 문화인류학자의 컨설팅을 실행하고 있다.
○ CCO의 10가지 얼굴
(“이노베이터의 10가지 얼굴”, 톰 켈리/조너선 리트만)
1. 문화인류학자: 주도면밀한 관찰자, 치밀한 발견자2. 실험자: 열정적 도전자, 진취적 드리머
3. 타화수분자: 아이디어 브로커, 희생적 정보 전파자4. 허들러: 규칙파괴자, 역경 순항자
5. 협력자: 기능횡단적 브로커
6. 디렉터: 비저너리 전략가
7. 경험건축가: 다감각적 경험제공자, 체험적 무대 디자이너
* ‘체험 경제학’과 연결됨. 연극이라는 메타포를 경영에 도입한 사례로, 전략은 대본, 조직원은 배우로 대치됨. 기업의 독보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극단을 운영하는 것처럼 조직을 운영함.
8. 무대 연출가: 업무환경 디자이너, 협력공간 구축자
* 지식경영의 선구자 노나카의 의견과 연결됨. 온/오프라인 상에 우연한 만남과 창발이 이루어질 수 있는 장, 환경을 만들어야 함.
9. 극진한 간호사: 헌신적 돌봄. 인간적 배려자
10. 스토리텔러: 신화창조자, 영감 고취자
○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즐거운 변화’ 만들기 (발표: 전정환)
> 추진 배경
– 전산을 전공하고 프로그래머로 일하다가 2006년 다음커뮤니케이션에 입사, 지도와 로드뷰 제작과 기획을 총괄하였다. 올해 초 전략팀으로 이동하여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어떻게 일해야 할까를 고민하다가 문화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다음의 창업정신에도 문화적인 부분이 존재함을 재인식하게 되었으며 올해 아르꼼 프로젝트에 참여하였고, 한예종 전문사 과정에도 지원하게 되었다.
> ‘즐거운 변화’ 만들기와 ‘즐거움 연구회’ 진행 경과
– 회사에서는 문화적 움직임에 대한 걱정과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또 한 편으로는 회사 내에 이러한 움직임을 절실히 원했던 친구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다이나믹한 불안정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 올해 진행하였던 활동들을 종합하여 ‘즐거운 변화’ 만들기라고 칭했다.
: 4월 ‘즐거움 연구회’ 조직, 6월 제주 다음 스페이스 사옥 라운지 공연, 7월 “Get in Jeju(여행/강연/생태/인디음악의 콜라보레이션 프로그램)” 참여 등
– 다양한 부서와 직급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조금씩 활동을 넓히고 성과를 거두어 가고 있다. 이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서 커피를 마시면서 정책 입안의 아이디어를 모아서 정부에 전달하는 미국의 시민단체인 ‘커피파티’의 성공과 유사한 점이 있는데 각자 자기 분야에서는 전문가이나 다른 분야에서는 비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이 여러 다른 음이 함께 화음을 이루는 것을 의미하는 것처럼, 다양한 주체들이 협업을 통해 변화를 리드하는 비전을 이루고자 한다.
– 다음은 세상을 즐겁게 변화시키고자 하는 창업정신을 지니고 있으나 실제 업무에서는 일 처리하는 데에만 급급하며, 사내 동호회 역시 회사 업무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한 채 운영되고 있다. 기업 내외부의 구분이 너무 명확하여 창조적인 소통이나 협업이 이루어지기 힘들어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사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창조적인 작업이 일어날 수 있는 ‘중간지대’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키워드는 “연결, 발견, 결합, 비평, 창조, 소통, 참여, 정체성, 지속가능성”이다. 중간지대에서 일어나는 소통과 교류, 창조적 협업을 통해 다음인을 창조계급을 성장시키고자 한다.
> 중간지대의 공간플랫폼, ‘다음 스페이스. 2’
– 작년 제주 ‘다음 스페이스.1’으로 본사가 이전하였고, 내년에는 ‘다음 스페이스.2’가 지어질 예정이다. 직원의 니즈를 설계 단계에서부터 반영하기 위해 클라이언트 위원회를 구성하였으며 위원회에는 다양한 부서의 다양한 사람들을 초대했다. 다음의 실제 서비스 만드는 방식을 활용하여 투표, 인터뷰를 거쳐 가장 마음에 드는 안을 도출하였다. 예술가 레지던시(게스트 하우스)와 목공과 같은 다양한 작업이 가능한 공방도 운영하고, 인근회사의 입주를 통해 네트워킹 할 수 있는 업무공간도 마련할 예정이다.
> 토론과 질의
1) 예산은 어떻게 충당하는가?
– 이미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연결하여 예산을 충당하고 있다.
2) 성과를 어떻게 측정하며, 어떻게 경영진을 설득하는가?
– 이 부분이 가장 챌린징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완벽한 계획을 짠 것이 아니라, 조금씩 진행하면서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다. 컨퍼런스에서 강연을 하기도 했다. 기업의 다양한 활동에 ‘무엇인가를 넣으면’ 반응이 좋았다. 경영진도 처음에는 “글쎄요?” 하지만 소규모 식사 모임에 아티스트를 초대해서 음악을 듣게 하니 반응이 호의적으로 변하더라. 다음 스페이스 2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증폭될 것이다. 다음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하려면 원래의 예술적 DNA를 회복하는 것이 필요함을 일깨우고자 한다.
○ 마무리 발언 및 경영과 예술의 전망 (전수환 교수)
– 예술경영계도 기존의 풀 타임 예술경영의 형태보다는 일상 속의 예술경영이 많아지는 형태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다음의 조직원 개개인에게도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본래 직업을 영위하면서 파트타임으로 예술경영자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 증가할 것이다. 이런 분들이 하는 기획에서 신선하고 내용도 좋은 것들이 나타나는데 다음에서도 지금과 같이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의 일상적 접근을 통해 좋은 서비스가 나오길 기대한다. 아마 자기 삶을 자기가 디자인하는 욕구를 실현해내는 콘텐트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현재는 냉소와 몰이해의 기업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 기업과 문화예술 수업은 5년 전에는 메세나에 관한 수업이었으며, 이후 계속 변화하고 있다. 3년 전부터는 회사의 CEO들이 학교에 입학하고 수업에 참여하면서 실제 기업 내의 창의학습의 실험이 점진적으로 확대되었다. 가장 큰 변화는 경영학계에서 감지할 수 있다. 각종 최고경영자 과정과 관련 컨퍼런스에서 예술과 경영의 주제를 앞다투어 다루고 있으며, 5년 안에는 예술의 경영학 도입이 학계의 주류로 인정될 것으로까지 기대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예종만의 특장점인 우수한 예술가 자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과도한 순수지향성을 극복해나가면서 우리만의 강점을 더욱 계발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