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문화예술교육 CoP] 8. 창의소통사관학교 – 몸생몸통 그 이후

 

전수환 교수:  이번 프로그램은 정말 1박 2일 동안 기업인들에게 예술이 할 수 있는 거의 최대치에 가까운 구성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 피드백이 대단했죠. 양쪽이 진심으로 뜨겁게 얘기를 나누는 건 긍정적인 일인데 그게 됐습니다. 아주 참 감사합니다.

 

기아 자동차 글로벌비전 차장: 사실 이 일은 서로를 영혼의 주파수를 맞춰가는 일이라고 봐요. 문화라는 코드는 사실은 일반적으로 어떤 포괄적 일이기도 하면서도 영혼을 건드리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인 것 같거든요. 기업은 이제 문화하고 융합을 해야 해요. 저희 쪽에서도 성과가 있어야 하니까 성과를 염두에 두고 계획을 잡으니 쉽게 접근하기가 어렵긴 하죠. 기업 내에서는 앞장서서 문화예술가 융합하자는 발언을 하기도 사실 어렵거든요.

 

소셜아트컴퍼니 싹 박찬응 대표: 다른 기업들의 사례도 있죠? 외국의 사례나?

 

전수환 교수: 네 이 분야의 전문성은 이제 한 10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조직미학이라고 하는 분야입니다.

 

기아 자동차 글로벌비전 차장:  아이러니한 게 이렇게 거시적으로는 기업의 전략이나 경영방식 같은 게 성장은 하는데 특정상황에 가면 정체되거나 반대로 가는 현상이 있어요. 예비군복문화 같은 경우 말이죠. 우리가 조직문화라는 분야에 대해서 아직 낯설고 구조적이고 체계적으로 공부하지도 않았고 전체적인 적용을 했다기 보다 자기들 색깔이 나타나도록 이것저것 차용만 해본 거죠.

 

소셜아트컴퍼니 싹 박찬응 대표: 네, 차용만 해본 거죠. 차용문화죠.

 [그림 1] NEW KIA 창의소통 ‘몸생몸통’ 교육현장 모습

 

기아 자동차 글로벌비전 차장: 저는 갭을 줄이는 작업을 좀 해보고 싶어요. 한 예로, 베이비붐 세대들이 정체현상을 느끼는 그런 상황에 봉착을 했어요. 많은 조직의 구성원들이 40대 중 후반 이에요. 이 사람들은 고민이 많아요. 지금 기업의 조직문화는 여기 가장 많은 비율의 연령대인 이 사람들에 대해서 고민을 하면서부터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사람들은 가장 고용이 보장돼있음에도 언제나 불안이 있어요. 조직문화가 거기에 침투해서 그걸 풀어야 합니다. 그게 제가 말한 영혼이거든요.

 

소셜아트컴퍼니 싹 박찬응 대표: 마지막에 직관적으로 느낀 건 복지차원으로서의 예술이라는 거였어요. 현대미술을 몸소 체험하게 만드는 이건 어찌보면 복지차원의 일 일수도 있거든요. 현대미술에 대한 관점이 생긴다거나 아이 손잡고 미술관 같을 때 느낌이 달라지는 것. 이 정도만으로도 정말 큰 변화인데 이걸 사소하게 평가하면 또 누군가에게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죠. 저는 이게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을 언제나 조직 문화 안에서만, 기업 안에서만 얼마나 중요할지를 생각하니까 갇히는 거죠. 사실 속에는 다른 중요한 얘기가 있는데, 몸 속에 맘 속에 다른 게 들어가 변하는 일입니다. 거기까지 생각이 닿게 되면 이 프로그램이 왜 필요한가를 따질 필요도 없게 되죠. 조직문화의 발달을 위해서 이 프로그램을 생각해버리면 맞다, 아니다 하는 찬반이 나뉠 수 밖에 없고요. 이게 삶, 생활에 있어서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단계까지 가야합니다. 조직문화개선은 외피 구요. 인간의 마음을 바꾸는 게 본질이죠.

 

기아 자동차 글로벌비전 차장: 소통이라는 건 저희 쪽에서 정한 주제입니다. 사실 창의를 위한 거죠. 범위를 따지고 보자면 모든 게 소통인데요. 어쨌든 커뮤니케이션을 하자고 하는 건데 보는 관점에 따라서 다를 수 있죠.

 

전수환 교수: 두 가지 관점으로 나눠요. 우선 예술은 기업이 하는 것에 기여를 해야 한다는 쪽이 있고요. 반대로 ‘그건 우리가 더 잘한다’, ‘우리 안에 이미 그런 프로그램은 수도 없이 많다’, ‘예술은 기업이 못하는 것들, 기업이 다시 생각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달라’ 하는 쪽이 있어요. 8개 사업의 기업 마다 의견이 조금씩 다 달라요. 그게 참 재미있죠. 결국 양쪽 다 필요하다는 얘기거든요.

 

소셜아트컴퍼니 싹 박찬응 대표: 네 저희 이번 피드백만 보더라도 구체적 요구사항이 있는가 하면, 한 번도 안 해본거라 그냥 좋다는 분들도 있었죠. 이게 조직문화에 무슨 도움이 되는 거냐 전혀 안 된다, 기아에 가깝게 해달라는 요구도 있었고요. 절충안을 가야 할 것 같아요.

 

전수환 교수: 몸생몸통은 프로그램 구성이 다양해서 참여하신 분들이 피곤하실 수도 있었을텐데 참 잘해주신 것 같아요.

 

기아 자동차 글로벌비전 차장: 일단 구성원이 대부분 포지티브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고요. 그래도 마지막 토론회 할 때는 프로그램들이 낯설었던 만큼 거기에 대한 의견이 있었던 것 같아요. 상차림으로 비유를 한다면 어떤 거는 먹어보기도 하는 음식일 수도 있고, 먹어본 적 없지만 먹어보니까 괜찮네, 하는데 다시 이걸 어떻게 좋아하느냐, 하는 문제가 되는 거죠. 조직이라는 틀 안에 들어오면 다 다른 입장이 있거든요. 저는 거부할 수 없는 밥상을 차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논란의 여지가 없는 밥상. 그걸 기업 안에서 하기에는 지금으로선 한계가 있죠. 조금 낯설기 하지만, 해보니까 수긍이 가는 것들. 입맛에 맞는 것들, 가공해서 나온 그런 것은 한번 먹고 말게 되잖아요. 단발성 프로그램으로 가서는 안되고 내부적으로 충동질을 할 수 있는 요소들이 계속 있어야 합니다.

[그림 2]  NEW KIA 창의소통 ‘몸생몸통’ 교육현장 모습

 

전수환 교수: 흐름상으로 이제 점점 그렇게 변화하고 있는 걸로 보여요. 조직미학에 대한 연구들도 많고요. 이제 경영학이 이제 별의 별 시도들을 다 해보다가 모든 걸 다 했기 때문에 그 개념이 한국에서 나온 것도 있지요. 그 개념이 이제 우리 것으로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거죠. 한국적 솔루션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말씀 드렸다시피 예술에 대해서 도구적 관점과 조직자체가 구글이나 애플처럼 예술로 가는 것. 지금 이 두 가지가 충돌하고 절충되고 있는 상황이고요. 옛날엔 CEO가 얼마나 관리를 잘하느냐가 핵심이었는데 이제는 조직을 어떻게 미학적으로 경영을 하느냐, 하는 게 관건이 됐죠.

 

기아 자동차 글로벌비전 차장: 같은 회사를 10년, 20년 다녀도 인사 안 하는 사람들 있어요. 내가 어디 소속되어 있는가 하는 의식, 진정 사회와 대중이 어떻게 어우러져야 하는가, 하는 의식이 예민하게 깨어있어야 한다고 봐요.

 

전수환 교수: 뉴기아 조직문화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미리 배웠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박찬응 대표님께서는 어떠세요?

 

소셜아트컴퍼니 싹 박찬응 대표: 저희는 지금 이후 대안에 대하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죠. 이번에는 문광부의 지원금을 받았던 경우고, 다음 사업부터는 기업 측에서 돈을 내서 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이제 어려워지겠죠. 그 일이 잘 되기 위해서 실상 경영진들에게 어필을 헤야 하는 문제잖아요. 고객과 수혜자는 다른 거니까요. 수혜자는 좋아야 하지만 고객이 좋아야 우선은 이 일이 성사되니까요.

 

기아 자동차 글로벌비전 차장: 다같이 고민을 해 야할 부분이긴 해요. 올해 분석자료가 나오면 몇 번은 더 해볼 겁니다. 지금 약간 내부적으로 의견이 다른 것은, 그 때 참여자들이 다 다르듯이 시각 차가 생길 수 밖에 없는 일이죠. 이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하더라도 손색이 없고 조직문화소통프로그램 중 하나로 구성하더라도 문제는 없어요. 근데 이제 취지대로 가야 하는 건데, 그냥 입맛에 맞게 당장 데려와서 쓰게 되는 거라면 얘기가 달라지죠. 상황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처음에는 이런 식으로라도 가야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