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환 교수: 지난 실행 사업 Art Forum N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죠. 프로그램에서 어떤 점들이 어렵고, 아쉬웠었나요?
넥슨 직원 1: 네 어려운 부분들도 있었지만 우선은 직원들이 프로그램 하는 걸 재미있어했어요. 이제까지 해왔던 다른 문화예술 프로그램이랑은 다르게요. 하지만 프로그램을 하고 와서는 업무에 부담이 있었던 건 사실이었던 것 같습니다.
전수환 교수: 맞습니다. 그러고 나서 다시 돌아왔을 때 일은 그대로 있는 거니까요.
넥슨 직원 1: 부담이 가긴 하지만 이 일이 쉽게 경험해보기는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에 거기에 의미를 두고 다들 참여를 했었죠.
전수환 교수: 직장인들에게는 ‘꼭 업무시간에 이걸 해야 하나?’하는 물음이 여전히 난제로 남아있어요.
넥슨 직원 1: 네, 그래도 회사 안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또 안에서 진행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었어요.
넥슨 직원 2: 우리 회사 직원들의 특성에 맞춘 프로그램이라서 더 그랬었죠.
전수환 교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에도 경영적인 원론이 필요해요. 넥슨이 가지고 있는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인식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그런 시도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시작하는 단계가 어려웠고 그만큼 중요했었죠.
넥슨 직원 1: 이런 점도 있었던 것 같아요. 직원들이 외부에서 문화예술에 대해서 뭔가를 배우려 하면 결과에 대해 집착해요. 뭔가를 꼭 남겨야겠다,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렇게 되면 재미있기 위해서 한 일로 더 스트레스를 받게 되죠. 그런데 그랬던 일이 회사 안에서 문화예술교육을 받으니까 결과에 대한 집착을 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행복감을 느끼고 만족감을 가졌죠.
넥슨 직원 3: 저희 직원들은 프로그램 전 사전준비 단계에서 차별성 있는 유니크한 프로그램을 원한다고 했어요. 기업에서 하는 문화예술교육이라 했을 때 으레 떠오르는 그런 뻔한 프로그램들은 싫다고 말입니다.
전수환 교수: 그런 디테일한 요구들이 코디네이터님들과 강사님께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셨을 것 같은데요, 강사님께서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시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으셨나요?
[그림 1] <Art Forum N> 교육현장 모습
강사: 아무래도 직원분들께서는 자신이 직접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데 있어서 생각보다 시작 전에 굉장히 부담스러워하셨죠. 그런데 프로그램의 구성과 사이클이 굉장히 좋았던 것 같아요. 그런 부담감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는 짜임새였던 것 같습니다.
코디네이터: 저한테는 하기 싫다는 간접적인 표현을 하셔놓고 막상 프로그램 들어가면 다들 굉장히 열심히 하셨었어요. 또 페이스북에 가보면 담벼락에 ‘내 작품 전시하고 있음’ 이렇게 올려놓으셨고요. 굉장히 만족스러워하셨던 것 같아요. 혹시 전시 보셨어요? 굉장했습니다. 일단 이 전시는 모두에게 공개되는 전시는 아니었고 친구들에게만 알려준다는 식의 전시였었죠.
전수환 교수: 전시에 대한 외부 홍보가 없었던 것에 대해선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인 것 같아요. 참여하신 분들께는 또 다른 만족감이 생길 수도 있는 부분이었거든요.
코디네이터: 이런 사업들이 계속 진행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과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예술가의 작업이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예술가가 그 프로그램을 자기 작업 안으로 가져갈 수 있게, 그런 식으로 기업과 작가의 작업이 상호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참 타이밍이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요.
전수환 교수: 교육을 위해서 예술가가 따로 준비하는게 아니라 자기 작업을 진행하면서 같이 한다는?
코디네이터: 네 아티스트가 자기작업을 하면서 또 그 프로그램이 작가에게도 영향을 주면서요. 사실 이렇게 상호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면 예술가의 입장에서는 이런 제안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거든요.
넥슨 직원 1: 이제까지 문화예술 프로그램은 회사 안에서는 할 수 있는 틀 안에서만 이뤄졌었던 것 같아요.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실제로 진행한 내용과 그 방식 면에서 봤을 때 그런 틀로부터 완전히 벗어났죠.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만족도도 달랐고요.
[그림 2] <Art Forum N> 교육현장 모습
전수환 교수: 사회에서는 예술이 해줬으면 하는 사회의 요구가 있고 기업의 요구가 있는데요. 예술 자체에는 그런 요구를 완전히 반영하고 어떤 생산적인 결과를 내줄 수 있는 콘텐츠가 예술 그 자체로 있는 건 아니에요. 그래서 이번에 참 많이 배웠죠. 예술과 융합이라는 측면에서요. ‘기업에 이런 다양한 이슈가 있고 이런 부분을 예술이 솔루션을 줄 수도 있구나’하는 걸 알았죠. 기업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하다 보면 평소 작업 스타일에 조금 달라진다거나 하는 영향은 없으셨나요?
강사: 제 평소 작업하는 스타일은 여행 다니면서 스케치를 하는 방식이었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혼자서 작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번 아트포럼앤을 진행하면서는 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됐죠. 그런 부분이 저한테 새로움을 많이 줬고요. 제가 하려던 프로그램 내용은 사실 시간이 조금 필요한 일이었어요. 스케치라는 게 시간을 넉넉히 잡고 해야 하는 거였는데, 직장인들이시고 일이 있으시니까요. 이걸 비교적 단기간에 해야 하니 그런 문제가 있었죠.
넥슨 직원 1: 전에 직원들 이야기로 뮤지컬을 만들어서 신년에 무대에 올려보자는 기획이 있었고 실행까지 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실패했지만 참 재미있었죠. 예상했던 것 보다 직원들이 너무 기탄없이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재미는 있었지만 조금 위험했죠. 문화예술이 교육이 됐을 때는 교육이란 느낌이 안 드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희는 그래서 교육 시스템에 있는 요소는 전부 제외하고 프로그램을 구성하거든요.
넥슨 직원 2: 이번에 강사에게 바라는 점도 모아서 제출했을 때도 그 부분이 중요했고 그게 참 잘 반영이 됐었죠. 또 인원이 소수라는 것도 좋았고요.
넥슨 직원 3: 저희 회사에서는 문화예술을 생각할 때 최종적으로 가지고 있는 목표가 넥슨 예술학교를 만드는 거예요. 회사 내에서 자유롭게 자연스럽게 문화예술을 실천할 수 있게끔 그런 시스템이 자리잡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