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예술을 변화시키는 힘
2013. 9. 27. 금요일 16:00 ~ 17:30. SKT타워 SUPEX Hall
▲ SKT 타워의 전경
▲ 강연이 있었던 SKT타워 SUPEX Hall
지난 27일 오후 4시, SKT타워 SUPEX Hall에서 SK플래닛 UX 전략실 직원들을 대상으로 《UX, 예술을 변화시키는 힘》이라는 주제의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아르꼼의 전수환 교수님(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이론과)께서 강연을 맡아 주셨는데요. 다섯 명의 초대 손님도 특별히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셨습니다. 그동안 아르꼼 웹진을 꼼꼼하게 살펴본 분이라면 익숙하실 이름과 얼굴들, 바로 2011년/2012년 기업 창의학습 지원 사업에 참여해주었던 음악가분들입니다.
▲ 앵콜 요청을 받고 무대에 다시 오른 김인웅 연주자
1. 김인웅 연주자(클래식기타 전공)
제주도의 한낮 소소한 음악회(새창으로 열립니다)나 기타동과 함께하는 Great Escape Tour(새창으로 열립니다) 등에서 이미 여러 차례 모습을 보였던 김인웅 기타리스트가 첫 번째 연주자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김인웅 기타리스트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클래식기타를 전공했는데요. 이때 전공 영역에서 시도할 수 있는 것에 한계를 느꼈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계기를 필요로 했다고 합니다. 그때 그 계기 중 하나가 된 것이 아르꼼과의 협업이었고요. 이 도전을 통해 김인웅 기타리스트는 전공 분야만 고집했더라면 알 수 없었을 다양한 레퍼토리를 얻게 되었으며, 연주자로서의 역할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창작자로서 새로운 기반을 다지게 되었다고 하네요.
이런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며 김인웅 기타리스트는 아르꼼의 지원이나 아르꼼이 마련해 준 연주 기회 등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는데요. 이 때문에 이 시간이 강연이 아니라 아르꼼 간증 집회냐는 장난 섞인 투정이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것과는 별개로 김인웅 기타리스트의 이 발언은, 문화예술을 통한 창조경영 활성화 지원 사업이 도모할 수 있는 측면 중 하나인 문화예술인 복지 향상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 KOG와의 협업 당시를 이야기하는 박승순 음악기획자
2. 박승순 음악기획자
2011년 KOG에서 음악창작 워크숍을 진행했던 박승순 작곡가 역시 원래의 전공 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에 접어든 경우입니다. 박승순 작곡가는 누구나 음악을 만들고 즐길 수 있는 시대를 위한 환경을 디자인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소셜 네트워크 락밴드 “요즘밴드” 활동과 독립 레이블 운영을 지속하고 있는데요. 아르꼼 사업에 참여했던 것은 이 음악 3.0시대를 위한 한 걸음이기도 했습니다. 박승순 음악기획자는 전문 예술가와 아마추어 간의 협업으로 이루어지는 창작 시스템에 대해, KOG와의 작업을 예로 들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 바로크 시대 고음악에 대해 설명하는 김재연 연주자
3. 김재연 연주자(쳄발로 전공)
한국에 하나밖에 없다는 아주 특별한 쳄발로를 안전하게 옮기기 위해, 아르꼼 스태프 세 명이 내내 마음을 졸여야 했습니다. 왜 매번 이렇게 고생을 하실까 하는 궁금증이 잠시 들었던 게 사실입니다만, 곧 들려오는 영롱한 음색에 그런 생각은 금세 지워져버렸습니다. 김재연 연주자가 특별한 애정과 소명 의식을 가지고 있는 ‘바로크 시대 고음악’에 대한 인식 또한 쳄발로에 대한 인상과 같이 변화를 거듭했습니다.
흔히 하프시코드라고 하는 쳄발로는 피아노와 흡사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는 건반 악기입니다. 하지만 피아노가 해머로 현을 쳐서 소리를 내는 발음구조인 데에 반해, 쳄발로는 현을 뜯어서 소리를 내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연주를 들으며 받은 인상도 하프를 연주하는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소통을 위한 살롱음악회(새창으로 열립니다)에서 아르꼼과 함께 했던 김재연 연주자는 조근조근한 말씨로 쳄발로의 역사와 바로크 시대의 고음악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POSCO에서 진행했던 패밀리 오케스트라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하며, 아마추어가 예술에 대해 가지는 놀라운 열정과 그로 인해 연주자 자신이 얻은 깨달음을 전했습니다. 쳄발로의 낭랑한 음색과 김재연 연주자의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공기 중에서 어우러지는 순간은 직장에서의 일상과는 비할 수 없이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몹시도 긴 여운을 남겼습니다.
▲ 생일을 맞은 직원에게 헌정곡을 선사하는 김영찬 연주자
4. 김영찬 연주자(색소폰 전공)
예술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정기 소공연을 갖는 김영찬 연주자는, 과거 더놀자밴드 프로젝트와 색소포니스트의 점심 습격사건(새창으로 열립니다) 등에서 그 능력을 발휘해왔습니다. 길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 없었지만, 생일을 맞은 직원들을 위해 ‘너를 위해’를 연주하는 모습과 카운터 테너로서 ‘베사메 무쵸’를 노래하는 모습에서 김영찬 연주자가 어떤 길을 걸어가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연주 도중 보인 장난기 때문에 장내는 웃음으로 가득 찼지만, 활동 영역을 넓혀가며 자신과 장르의 한계에 도전하는 예술가의 모습에 말미암아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강연은 종래의 전공 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연주자들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연주로 직원들의 일상에 창조적인 자극과 영감을 선사하고, 연주자들의 예술가로서의 삶에 찾아왔던 커다란 변화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직원들로 하여금 새로운 관점을 얻어가게끔 하는 목적으로 구성되었는데요. 강연 초반 교수님께서 농담처럼 건넨 ‘이것도 UX 변경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라는 한 마디는, 정확히 한 시간 삼십 분 뒤, 조금 다른 의미와 무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르꼼의 스태프들에게도, UX 전략실의 직원들에게도 변화의 불씨가 피어났던 시간. 그 씨앗을 어디에 어떻게 싹틔우는가는 개개인의 몫이겠지요?
잠깐, 그럼 남은 초대 손님 한 분은 누구냐고요? 아쉽게도 이날 강연에서는 연이은 앵콜 때문에 시간이 부족해 무대에 오르지 못했지만, 앞선 초대 손님들과 마찬가지로 아르꼼과 함께 문화예술을 통한 창조경영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또 다른 분이 이 자리에 함께 했었답니다. 곧 2013년 실행사업 카테고리에서 이분, 그리고 그동안 이분과 아르꼼이 함께 해 온 일들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해 드릴 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