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주차] 21그램 이성래 대표 초청 강연

기업과 문화예술 9주차

21그램 이성래 대표 초청 강연

2013. 10. 21. 월요일 20:00 ~ 22:00 대학로 예술가의 집

 

■ 9주차 강의 개요

디지털 시대는 참여 예술이 가능한 시대입니다. 지금 우리가 모두 컴퓨터를 사용하고 스마트 폰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것처럼, 10년 20년 후에는 모든 인간이 영화와 음악을 만드는 시대가 도래 할 것입니다. 오늘 특별 강연을 해주는 ‘21그램’의 역할과 가치는 도구는 가지고 있지만 인터넷 서핑과 같이 1차적 활동만 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모두가 창작을 할 수 있게끔 하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삶에 도구를 통해 예술과 문화의 경험을 접목시켜 가치를 더하는 일이고, 이는 ‘21그램’의 회사 이름처럼 사람들에게 활력(영혼)을 불어넣는 일입니다.

 

(주)21그램 이성래 대표 초청 강연:

전수환 교수님의 질문과 그에 대한 이성래 대표의 답변의 방식으로.

 

Q) 자신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01학번이고, 현재 주식회사 ‘21그램’의 대표로 일하고 있습니다. 

 

Q) 2001년도 한예종의 분위기에 대해 좀 말씀해주세요

A) 그 당시 한예종 영화과는 성공하신 선배들이 많았고, 영상원 장비가 세계최고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워크샵으로 단편영화 하나를 잘 만들면 모두가 데뷔할 수 있다는 어찌 보면 허황된 희망을 품속에 조금이나마 안고 있었던 같습니다. 또 이 학교는 다른 학교와는 좀 다르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Q) 그 당시 자신이 느끼기에 최고의 수업은?

A) 최고의 수업도 많았지만, 저는 최악의 수업을 말하고 싶습니다. 바로 이창동 감독님의  수업이었는데, 당시 감독님께서 ‘밀양’이라는 작품을 촬영하신다고 밀양에 줄곧 가계시던 탓에 15주 수업에 13주를 휴강했습니다. 나름대로 감독님의 수업에 대해 엄청 기대가 컸었는데 그때는 그래서 실망이 또한 컸습니다. 하지만 감독님께서 그렇게 만드신 작품을 통해 대신 가르침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Q) 학생 당시 했던 작품 활동이 있었나요?

A) 3,4학년 때 각각 한 편씩 단편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그 당시 운이 좋아 만든 작품들이 각종 영화제에 출품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작품명은 ‘출산의 배후’와 ‘가족경제학’이었는데 제가 살면서 항상 가지고 있었던 돈이 인간을 어떻게 파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이 반영된 작품들이었습니다. ‘출산의 배후’는 자서전 대필요청을 받았던 소설가가 그 요청이 싫었지만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 부인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일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이 영화 촬영 이후, 저도 아이를 갖게 되어 저에겐 의미 있는 작품입니다. ‘가족경제학’은 돈이 없으면 가족관계도 합심하기 보다는 서로에게 더 비굴해질 수 있다는 물질만능적 사회에 대한 비판의 내용입니다.

 

Q) 졸업 후 2007년부터 ‘21그램’을 창업하기 전까지는 어떤 일을 하셨습니까? 또 ‘21그램을 창업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한국예술원에서 학교운영과 교육을 부탁받아 교육관련 일을 하였습니다. 그러다 학교 경영이 어려워져 학교가 매각되었고, 그 후 학교를 매각한 분과 잘 맞지 않아 결국 학교를 나오게 되었습니다. 6년 정도 한국예술원에서 영화에 대해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가르친 학생의 작품이 칸느영화제에 출품 되었을 때 참 뿌듯하였습니다. 그러다 강연을 통해 기업교육시장을 보게 되는 계기가 있었고, 영화교육에 대해 제가 가지고 있던 컨텐츠에 자신감과 기대가 있어서 기업에 예술을 교육하는 사업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2012년 영혼의 무게를 의미하는 ‘21그램’이라는 상호로 회사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Q) ’21그램’ 이라는 회사 창업 후 초기에 겪었던 과정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처음에 무작정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사실 ‘아차’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막상 회사를 설립하고 나서 생각해보니 가지고 있는 예술 컨텐츠의 양이 너무 협소했기 때문입니다. 우선 처음에는 회사 운영비 획득을 위해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애플 컴퓨터를 쭉 사용해왔기 때문에 애플에서만 구동되는 ‘파이널 컷’이나 ‘키노트’ 등과 같은 전용 프로그램 교육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회사를 처음 세운 목적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는 현실을 느끼고 피상적 가치만 가지고 창업을 시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Q) 그렇다면 현재 회사 상황은 어떻습니까? 처음 계획했던 것과 현재 상황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말씀해 주세요.

A) 현재는 예술에 관련해서 보다는 다른 방향으로 기업에서 교육 의뢰가 많이 들어옵니다. 예를 들자면 아이패드를 구입했는데 사용하는 방법을 모르겠다며, 아이패드 활용법을 가르쳐 달라는 식의 의뢰 말입니다. 하지만 아이패드를 통해서 악기 없이 직접 협연이 가능한 ‘garage band’나 아이패드 하나만으로 동영상을 찍고 직접 편집하여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아이무비’ 같은 프로그램을 교육하다보면 ‘스마트’를 사용해 예술적 창작을 도움으로써, 어떻게 보면 예술을 교육하겠다는 처음 목적을 우회해서도 닿을 수 있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는 궁극적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잘 가고 있는지가 고민이었습니다. 교육 후에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못했고, 교육 받는 사람들도 대다수가 시큰둥한 표정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심지어 예술로 기업을 움직이는 것은 허구일 수도 있다는 생각마저 들게 되었고 홀로 고통을 앓고는 했습니다. 그래서 교수님께 만남을 의뢰하였고, 교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상황을 해쳐나갈 방법을 조금씩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수업을 통해 회사의 문제점을 포착 했을 때, 어떤 때는 흥분이 되기까지 했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 회사 홈페이지에 ‘아이무비로 영화 만들기’나 ‘garage로 밴드 만들기’ 등의 메뉴가 있었는데 결론적으로 그 것에 우리 회사만이 가지고 있는 가치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 가치를 찾기 위해 현재는 모든 것을 재구성 중입니다. 내년 2월쯤에는 여태 배운 것을 종합해 우리 회사만이 가진 가치를 품은 사업을 새롭게 론칭하고 싶습니다. 비록 우여곡절을 겪고는 있지만 지금은 사업 시작을 통해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뿌듯함을 느끼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Q) 장기적인 꿈은 무엇인가요?

A) 저의 먼 꿈은 예술에 특화되어 있는 학교를 만드는 것입니다. 사실 한예종은 엘리트 교육의 측면이 있지만, 저는 누구나 들어와 교육받을 수 있는 대중적인 예술 학교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최종적인 목표는 그것이지만 그 것을 이루는 과정 중에 기업 속에서 소규모의 회의 형식을 띈 예술 학교를 만든다거나 기존의 학교와는 완전 다른 개념의 학교, 예를 들자면 이별학교, 성 학교와 같이 비슷한 감정이나 상황의 사람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배울 수 있는 학교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현재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얼마 전 부산 교육청에서 교육 의뢰가 들어와 ‘garage band’ 교육을 갔던 적이 있습니다. 교육청 내 스마트 교육관에서 아이패드를 이용해 작은 합주를 했었는데, 그것이 인상적이셨는지 부산 교육감님의 요청을 받아 곧 BEXCO에서 열리는 부산교육박람회에서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오프닝 공연까지 하게 되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저는 평등’이라는 가치를 항상 중시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또 도구의 진화는 예술의 평등을 가까이 하는데 충분히 이바지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님 말씀처럼 우리 회사가 예술 평등의 시작점이 되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