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탈 교수는 베를린사회과학연구소에서 활동하며 ‘조직 내 예술적 개입’이 무엇이고, 그것의 논리는 어떠한지, 그리고 유럽에서 전개되는 다양한 사례에 대한 연구를 총괄하는 주요한 학자이십니다. 지난 몇 년간 EU 의 Creative Clash에서 연구 및 활동을 하며 예술적 개입이 조직에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 내용을 공유해주셨고, 그리고 예술적 개입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지 아이디어도 주셨습니다. 그녀의 강연 내용을 발췌하여 공유드립니다.
2. 유럽에서의 조직 내 예술적 개입 배경과 현황, 그리고 의미
Overview of the practices of artistic interventions in organizations in Europe and the value-added
: 아리안 베르토인 안탈(Ariane Berthoin Antal) 베를린 사회과학연구소 연구 교수
베를린사회과학연구소는 독일연방의회가 1969년, 연구와 학계에 있어서 좀 더 국제화되고 다학제적 연구를 하자는 목표로 출범시켰습니다. 기초 연구를 하며 더 나아가 깊이 있게 글로벌화된 세계의 문제점에 주력하면서 연구해보자는 것입니다. 기초연구 플러스 현대화된 문제를 범세계적으로 연구하는 것입니다. 현재 160여명의 연구가들이 있으며, 전세계 파트너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조직 내 예술적 개입’의 의미를 설명 드리겠습니다. 제가 정립한 개념은 조직 내 예술적 개입이란 예술 분야의 사람이나 작품, 혹은 예술의 프로세스가 조직과 함께 만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술적 개입은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며, 며칠 동안, 몇 달 동안의 프로그램이라기 보다는 수 년간 지속되는 것입니다. 예술적 개입에 있어서 전형적인 형태란 없습니다. 각각이 너무나 독특하고 서로 다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를 탐색해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작업입니다.
정말 흥미로운 것은 이해 당사자마다 나름의 목표를 갖고 조직 내 예술적 개입을 시도한다는 것입니다. 기업의 매니저는 직원들의 스킬을 향상하기 위해, 혹은 창의성이나 리더십 개발, 커뮤니케이션 증진을 목적으로 시도할 것입니다. 또한 이들은 혁신적인 조직의 발전을 원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신제품이나 서비스에 융합시키고 적용시키기를 원합니다. 일부는 호기심으로 예술적 개입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술적 개입을 시도할 때는 매니저와 경영진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목적이 복합적일 때에는 이를 사전에 파악하는 게 더욱 중요합니다. 정책가들의 입장도 다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유럽의 정책 입안가들이 원한 것은 기업의 역량과 경쟁력, 혁신을 강화하고 보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술가들의 목적에 대해서도 여러 조사를 진행해 보았는데, 예술가들마다 참여 목적이 다르고, 기업의 매니저와는 완전히 다른 입장이었습니다. 일부 예술가들은 ‘우리는 예술 세상에 고립되어 살고 싶지 않다. 더불어 살면서 예술행위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고, 어떤 예술가는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보고 싶어서’, 혹자는 사회 정치적 차원에서 ‘사람과 조직을 더 좋게 만들고 싶어서’라고 응답했습니다. 물론 ‘기업과 일하면서 또 다른 소득원을 얻을 수 있다’는 답변도 있었습니다. ‘영감을 얻기 위해 일한다’는 답변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예술가 입장의 목적이 있는데 이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직 내 예술적 개입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저는 예술과 조직이 서로 만난다는 표현을 쓰고 싶습니다. 이들이 서로에게 도전을 가하는 것이고, 완전히 다른 두 분야가 융복합화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실험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습니다.
현재 유럽연합(EU)에서는 창조적 충돌(Creative Clash)란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는데, 저는 여기에서 예술적 개입이 기업 내에 어떤 효과를 가져다 주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50개 정도의 케이스를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실제 예술이 기업의 수익성과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신상품 개발 및 서비스 질 개선, 마케팅 및 홍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홍보효과는 의도치 않은 효과였습니다. 인적 자원개발에도 도움을 주고 리더십, 창의력, 상상력을 배양함으로써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예술적 개입의 효과를 수치로 제시하기는 힘들지만 정책 입안가들의 경우는 구체적인 수치를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영진들은 오히려 수치가 보여줄 수 없는 많은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즉 관찰하고, 듣고, 보는 것으로 효과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직원들간의 관계가 팀원 간, 팀 간 협업 지향적으로 발전했고, 작업환경과 조직문화가 긍정적으로 개선되고, 개인의 역량이 늘고 좀 더 새로운 시각으로 자신의 업무를 바라볼 수 있게 도왔습니다. 또한 충만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고 동기부여 받았다고 응답했습니다. 직접 경험하고 관찰하면서 매니저들은 예술적 개입의 효과를 직접 느낄 수 있었고 그렇기에 예술적 개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예술적 개입을 통해 경영진이나 정책 입안가들이 달성하고자 하는 조직의 경쟁력 및 혁신성 향상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팀 간 커뮤니케이션이 개선되고 직원 간 서로 협업하면서 목표달성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외부 이해당사자들과도 협업하며 윈윈할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되었고, 나의 업무가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면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개인적 차원에서 보면, 조직원 개인의 잠재력을 개발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을 더 잘하게 되고, 예술가들과의 대화 과정에서 내가 너무 제한적 사고로 일했구나 라는 점을 파악하고, 혁신의 잠재력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도 여러 조건들이 있습니다. 우선 직원과 예술가 스스로 가치와 의미를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 전제 되어야 합니다. 또한 너무 경영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다면 직원들의 삶에, 그리고 예술가의 경험과 가치 충족에 만족을 줄 수 없을 것입니다. 기업은 예술가가 안전하게 실험해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의미의 예술적 개입을 열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습니다.
예술적 개입이 어떻게 효과를 가져오는지 3가지 요소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선 리더십이 중요합니다. 리더는 비전과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예술적 개입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컴포트 존에서 벗어나 안심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또 미지의 세계로 과감하게 진입하고 위험을 감수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현재 경영 상황은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예술적 개입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경영진들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 경영대학원의 교육방식은 이런 역량을 개발하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예술적 개입을 하기 위해서는 리더가 용기를 내어 미지 세계에 적극적으로 들어가고, 예술가와 협업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직원들이 용기를 낼 수 있도록 고무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직원들에게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리더가 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는 중개 기관의 역할입니다. 유럽의 각 국가마다 틸트나 CI 같이 예술적 개입을 중재하는 기관이 있습니다. 이들은 시장을 형성하고, 경영진과 예술가들이 예술적 개입에 관심 갖도록 유도하며, 조직의 니즈를 파악하고 조직이 어떤 분야에서 협업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경영자가 개인적으로 예술 애호가라 하더라도 자신의 조직을 위해 어떤 종류의 예술과 일해야 하는지를 알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국가마다 다른 접근방식으로 예술적 개입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들만의 맥락과 문화를 존중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문화에서는 예술적 개입이 좀 더 쉽게 이뤄지고 예술과 기업의 경계를 넘나들기가 용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경우에는 예술가가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는다는 것에 부정적인 인식이 많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들을 인지하고,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코칭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습에 대해 이야기 할 때 항상 두 가지가 있습니다. 성공으로부터 배울 수 있고, 실패를 통해서도 학습을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예술적 개입에 대한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예술적 개입이 과대 포장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예술적 개입의 한계, 문제점, 실패를 객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술적 개입이 파워를 가질 수 있으나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전제를 고려해야 합니다. 직원, 예술가, 경영진, 학자들이 협업하여 예술적 개입을 통해 어떻게 직원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예술이 개입해도 좋은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은 무엇인지 등을 객관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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