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차] 판교 넥슨 신사옥 방문

판교 넥슨 신사옥 방문[넥슨 신사옥 공간조정팀 한아린]

 

이번 주 수업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 전문사 출신으로 현재 넥슨 코리아에서 근무하는 한아린씨와 함께하였다. 전문사 <기업과 문화예술 >수업을 통해 이 수업의 학생으로 참여했던 김정주 대표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그의 도움을 받아 NHN그린팩토리, KT, 아모레퍼시픽, LG디스플레이 등 8곳의 기업탐방의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한아린씨는 당시 수업 조교로 일하면서 김정주 대표를 도와 자연스럽게 직접 이러한 기업들과 연결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한아린씨로부터 ‘넥슨아트포럼’이 생기게 된 배경과 그 내용에 대해서 전해 들었다.

 

당시 김정주 대표는 학교를 다니면서 자신이 느끼는 좋은 점 3가지를 언급했는데, 하나는 근무지인 강남에서만 있다가 강북에 와서 다른 것을 체험하면서 생기를 얻게 된다는 점, 다른 하나는 업무 시간에 또 다른 생각을 해볼 수 있다는 경험, 마지막으로 한예종에서 문화 예술을 직접 체험 해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는 자신의 이러한 경험과 느낌을 넥슨의 모든 직원들이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렇게 하여 기획된 것이 ‘넥슨아트포럼’이었다. 여기서 한아린씨는 김정주 대표의 요청으로 전반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업무를 맡게 되었고 그 때부터 넥슨과의 인연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시범적으로 처음 시작했던 당시 넥슨아트포럼은 3가지 방침을 가지고 출발하였다. 첫째 ‘업무 시간을 활용할 것’, 둘째 ‘사옥 내에서 하지 말 것’, 셋째 ‘사원들이 직접 예술 활동을 경험할 것’이 바로 그 것이다. 하지만 현업의 조직상, 각 부서의 조직장의 승인을 필요로 했고 사원들이 업무시간 중 일주일에 4시간을 포럼활동에 사용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의 목소리도 컸다.

 

이렇게 하여 꾸려진 넥슨아트포럼은 다양한 예술 활동을 시작하였다. 먼저 박정범 영화감독을 초빙하여 직원 개개인이 스마트폰으로 일상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프로그램을 8주에 걸쳐 진행하였다. 당시 한 사원은 지하철 속에 단절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소재로 하여 지하철 속 일상을 다큐로 제작했다. 그는 이러한 활동을 통해 평소 쉽게 지나쳐 버릴 수 있는 일상의 일부를 관찰하고 의미를 부여하여, 일상도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말했다. 

  또,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의 저자 이장희 작가를 초빙하여 ‘여행을 기록하다: 서울 도심 스케치’ 라는 프로그램도 진행하였는데, 사원들이 책에 나오는 서울 도심 곳곳을 쫓아 다니면서 직접 그 풍경을 스케치 해보는 활동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참여 직원들 사이에서 반응이 매우 좋아서 심지어 아트포럼이 끝난 후에도 자발적으로 사내 스터디를 만들어 친구들과 가족들을 동반하여 지금까지도 계속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이 프로젝트를 통해 직원들이 직접 박정범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여 연기를 해보는 경험을 갖기도 하고, 파주에 만들어지는 신 건축물들을 그려서 파주 건축물 지도를 제작하는 등의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들을 시행하였다. 넥슨아트포럼 참가 후, 직원들의 대체적인 반응은 일상생활 속에서 더욱 관찰하는 힘이 생겼다는 것과, 자신의 회사 생활에 더욱 만족하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주변 사람들의 압박으로 인해 부서에 눈치가 보인다거나, 부서장의 반발이 심하여 다시 하기는 힘들 것 같다는 반응도 존재했다. 실질적으로 김정주 대표를 포함한 회사 내부의 고민도 이런 프로그램이 직접적으로 회사 업무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건지 정확한 판단이 어렵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현재는 약간의 조정을 거쳐, 업무 이 후 교육 시간을 따로 갖는 형태로 기존 회사 내의 교육 프로그램과 복지 프로그램을 합체․변형하여 크게 세 가지 포럼을 만들어 진행하고 있다. 아트포럼과 더불어 컬쳐포럼과 휴먼포럼이다. 휴먼포럼은 유명한 강사를 초청하여 철학수업을 통해 사원들의 인문학적 지식을 넓히자는 취지로 시행되고 있으며, 컬쳐포럼은 기존의 CEP(Culture Experience Program), GEP(Global Experience Program)의 일환으로 이번에는 넥슨 직원들이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를 직접 완주하고 오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는데, 조직장들의 대거 참여로 직원들의 외부체험 활동에 대한 그들의 인식이 많이 좋아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한아린씨는 사실 현재도 넥슨 포럼이 가지고 있는 숙제가 많다고 했다. 넥슨 아트포럼의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조직장들과 경연진들로부터 넥슨다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줬으면 하는 요청을 많이 받았는데, 바로 그 ‘넥슨다운 문화’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인식하고 명확하게 내부적 차별성을 두는데 실질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또 이 같은 프로그램들에 대한 성과 측정의 문제도 존재한다. 프로그램 시행 후 사원들의 만족도나 조직 충성도, 업무스킬의 정도가 어느 정도 변화하였는지 가시적으로 분명하게 확인할 수 없다는 한계이다. 마지막으로는 어떻게 사원 모두가 참여할 수 있고, 또 그 참여 필요성을 느끼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러한 한계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넥슨은 현재도 계속적으로 여러 가지 방안들을 고민하고 또 수정해 나가고 있다. 

 

그 후 한아린씨는 새로 지어지는 넥슨 신사옥에 예술적인 감수성을 반영하겠다는 계획의 일환으로 신사옥 공간 설계의 업무를 맡게 되었다. 현재 ‘테크노빌’로 일컬어지는 판교신도시는 각종 IT기업과 게임기업들의 신사옥들이 밀집된 곳으로, 현재 넥슨도 이곳에 새로운 사옥을 구성 중이다. 전수환 교수님은 판교 테크노빌에 지어진 건물들의 의미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셨는데, 우리가 주의 깊게 볼 점은 강남 테헤란로에 있는 전형적인 건물 구조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건물들이 이곳에 존재하고 있으며, 이들은 그 건설 과정 중에서 철저하게 유저들의 이야기를 듣고 반영하여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건축물들이 내부 공간이나 디자인 등이 건축가에 의해서 기획된다면 이 건물들은 건축가가 아닌 브랜드마케팅 전문가들에 의해서 그렇게 된다. 이러한 전반적인 분위기는 기업 건물 역사상 거의 최초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기 때문에 우리가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셨다. 

 

한아린씨는 자신이 현재 설계중인 넥슨 신사옥의 내부 공간에 대해서 설명해주었다. 보통 사람들은 게임회사는 재미있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게임회사의 건물도 재미를 반영해야 한다고 많이들 생각하고 있지만, 그는 이 같은 생각이 매우 1차원적인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게임회사도 업무가 행해지는 회사이고, 한국의 업무분위기상 사원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해봤자 그 활용도가 매우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기에 정말 사원들에게 필요할 수 있는 공간이 무엇이고, 또 공간 속에 그들의 욕구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면서 설계를 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한아린씨의 전반적인 설명을 듣고 직접 신사옥을 둘러보는 기회를 갖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