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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사업/사례 연구

[창의경영] 아모레퍼시픽

우리나라 화장품 업계 대표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은 1945년 창업 이래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와 건강, 특히 여성들의아름다움에 대한 꿈을 실현하는 데 최우선적 의미를 두고 라네즈, 아이오페, 헤라, 설화수, 에튀드, 이니스프리 등 수많은 브랜드를 출시해왔다. 또한 글로벌 전략을 통해 프랑스, 홍콩, 중국 시장 등에 진출해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2015년 글로벌 Top10’이라는 비전을 2004년에 새롭게 제시하며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러한 조직비전을 달성하기 위하여 하향식의 강압적인 문화 개조보다는 지역에 따른 차이점을 인정하면서 개성 있는 하위문화(Subculture)의 형성을 고취하기로 했다. 아모레퍼시픽이라는 글로벌 로고의 재정립과 더불어 글로벌 기업 문화를 지향하면서도 국내 본사 문화의 전통을 유지하여 다양성과 조화를 추구하기로 한 것이다. 또한, ‘문화에 대한 이해 방식부터 다르게 접근했다. 이는 아모레퍼시픽의 가장 두드러진 철학이기도 한데, 이 기업은 문화를 조작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라 유전적인 암호(DNA)로 받아들였다. 논리를 통해 답을 찾아내는 이성적 접근과 달리 기업 내면에 숨겨져 있는 무의식적, 상징적 요소를 이해하고자 노력했다(김은환·이상우·진현·예지은, 2007).

 

우선 아모레퍼시픽은기업문화에 대한 정의부터 다른 기업과 다르게 접근한다. 아모레퍼시픽의 기업문화에 대한 정의에 따르면 조직 구성원들의 무의식과 의식(가치관)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기업문화=가치관이라는 도식을 도출하고 기업문화 혁신은 가치관의 변화 작업이라는 태도는 기업문화 혁신 활동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게 된다. '가치관 변화에 기업문화 혁신 활동의 초점을 맞추다 보면, 조직의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하기 보다는 조직 곳곳에 눈에 잘 띄는 슬로건을 걸어놓는 것이 일차적인 관심사가 되고, 조직 전체적인 차원에서의 총체적 변화보다는 핵심 가치, 신념 및 규범의 제정과 이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잘못을 범하게 되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태도는 기업문화 혁신과정을 통해 새롭게 추구해야 할 기업문화를 경영진 및 주요 이해관계자 또는 사회 일반의 윤리적 원칙에서 찾도록 하고, 해당 기업의 외부 환경 및 비전·전략과의 정렬(Alignment) 차원에서 도출되지 못하도록 하는 오류에 빠지게 한다.

 

이러한 점에서 조직 구성원들의 행동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인센티브나 조직 구조 변경 등을 통한 의식적인 차원의 노력뿐만 아니라, 무의식적 차원에서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 또한 매우 중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무의식 차원에서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기업의 신화(神話), 의례, 문화코드, 정체성등과 같은 무의식의 심층구성 요소를 파악하고, 기업의 비전 및 전략에 맞추어 이러한 심층 구성 요소를 새롭게 재구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고경래, 2009).

 

아모레퍼시픽은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증권, 생명, 패션, 야구단 등으로 빠르게 다각화를 시도하였다. 그러나 기존 태평양 임직원들은 굉장히 강한 응집력을 가진 반면, 시장개척에는 큰 흥미를 갖지 않았다. 새로 그룹에 편입된 계열사들은 회사별로 기존 조직과는 상이한 조직문화유형을 형성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기존의 응집력이 강한 조직이 문화가 각기 다른 하부조직을 거느리게 되면서 조직의 문화적인 분열이 나타나게 되었고, 1990년대 초에는 총파업이 발생하면서 그룹 전체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었다. 이에 서경배 대표이사(당시 기획조정실장)를 중심으로 한 아모레퍼시픽 기업문화팀은 위기극복을 위해 기업을 하나의 부족사회로 보는 문화인류학적 방법론을 도입하고,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어가는 장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아모레퍼시픽이 기업문화를 대하는 접근방식은 일반 기업의 조직문화 접근방식과 상이하고 보다 문화인류학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돈, 제품, 전략의 힘으로는 단기적 성과는 올릴 수 있으나, '동양의 미(Asian Beauty)’라는 소명은 10, 20, 100년 이후에도 지속되어야 할 일로 보았고 장기적 비전 달성,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만드는 힘이 바로 기업문화라고 판단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지향하는 기업문화는자신이 누구인지, 그 존재이유’를 알고 아모레퍼시픽의 구성원은 대의를 달성하기 위해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로서 이 소속감은 조직에 대한 단순한 충성이 아니라 대의를 달성하는 데 기반을 두는 강한 응집력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또한,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며 팀과 부문을 넘나드는 소통이 가능하며 회사 내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히 이루어지고 회사 외부의 동향과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높은 개방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이라는 것이 하나의 무생물이 아니라 각 부문, , 개인의 역할이 유기체처럼 짜여져 환경의 변화에 전사적으로,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모레퍼시픽이 지향하는 기업문화이다.

 

출처 : 전수환·한아린, "문화예술을 통한 창조경영(Creative Management through Culture & Arts)"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