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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사업/연구결과 보고서

[arcom 연구보고서] 경영미학과 예술기반경영 연구

예술을 한 문장으로 정의해 보자면, “보편성, 특수성과 함께 환상적 또는 마법과 같은 놀라움을 표현하는 것(W.U.U,is Art.(WUUA))”이라고 할 수 있다. 풀어 말하자면, 예술은 과학으로 대변되는 보편성과 개별적 삶의 특수성으로 인한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창의성을 발현하여 감동을 자아내고자 하는 일종의 의사소통 과정이다. 경영 역시 보편성과 특수성을 조화시켜 서 수익을 창출하려는 목적을 위해 창의성을 발현하며 이를 통해, 고객, 종업원, 주주 등 이해 관계자를 감동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경영 과정을 일종의 예술 과정으로 치환해서 생각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예술은 경영에 의해 후원, 투자를 받는 존재로 예술과 경영이 별개의 존재로 인식되어 왔으나, 오늘날 경영은 급변하는 복잡한 환경 속에서 보편성(관료적 시스템 등)으로는 도저히 독해할 수 없는 특수성(세분화되는 고객 등)의 문제를 창의적으로 돌파해 나가기 위해 예술의 도움을 요청하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IT 혁명으로 인한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의 확산은 예술기반경영의 기폭제로 작용하였다. IT로 인해 다양한 정보에의 접근성이 향상되고 의사결정의 권한과 책임이 점차 일반 직원에까지 위임되면서 직원 교육 및 창의적 역량 제고가 요구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경영학의 예술에 대한 기웃거림이 시작된 것이며, 예술과 경영의 접점을 찾아나가며 함께 손잡고 나아갈 수 있는 보다 견고한 방법을 모색하는 연구와 실행이 정당성과 시의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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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경영미학과 예술기반경영_요약본.pdf


interview 03

장대철 (KAIST 경영대학 연구교수)

<경영미학과 예술기반경영>의 책임 연구자인 KAIST 경영대학 장대철 교수는 예술기반경영의 현황을 문헌연구와 사례조사로 나누어 구체적이고 다양한 각도에서 조망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예술기반경영의 이론과 유형을 구분하고 적용사례를 분석하였으며, 앞으로의 전망과 과제를 제시하였다. 다소 낯설게 여겨지는 예술기반경영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와 예술기반경영의 실체는 무엇인지,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전망을 중심으로 연구 전반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Q

예술기반경영 연구에 참여하신 계기 혹은 개인적인 관심사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했으면 합니다.

 

A

경영학은 그 역사가 100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으면서도 모든 학문을 흡수하며 엄청난 속도로 확장해 왔습니다. 과히 학문의 블랙홀이라고 불릴 만하지요. 경영학은 심리학, 생물학, 물리학 등 많은 학문을 도입하여 활용하였지만 예술은 아직 미개척의 분야입니다. 최근 조직미학을 시작으로 경영미학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등장하기도 하였지만, 아직은 도입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창조’가 아닌관리에서 출발한 경영학은 이제 태생적 한계를 넘어, ‘창조를 어떻게 해낼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을 요구합니다. 이러한 경영학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힌트가 바로 예술에 있다고 봅니다. 기존의예술경영이라는 용어는 예술을 경영한다는 뉘앙스가 강하기에, ‘예술기반경영이라는 이름으로 예술을 그 일부분이나 전체로서 경영에 활용하고자 하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고자 하였습니다. 저는 예술기반경영이 아직 보편화되지 못하였고 시도에도 어려움이 따르지만 이를 도입하지 못하는 기업은 앞으로 생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미 그러한 경향이 구글, 애플과 같은 기업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데에 기존과 전혀 다른 예술적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예술적 경영방식은 도제식과 유사한데, 예술기반경영은 이것을 표준화, 규격화하여 방법론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며 이를 확산하여 경영전반에 도입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를 100명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그가 사용했던 방법론을 개발, 정리하는 것이 예술기반경영의 목표입니다. 예술가들의 창의성을 기업 내부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만드는 것이지요.

 

이번 연구에서는 경영과 예술의 만남이 현재 어떠한 방식으로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는지 현황을 파악하고, 최소한의 방향성을 설정해보고자 하였습니다. 본 연구는 시작에 불과하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수준의 방법론을 도출하는 데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최소한의 씨앗을 뿌리는 것에는 성공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향후 예술가와 기업 모두 서로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저의 연구는 경영학이 예술로 다가가는 측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예술기반경영이라는 용어도 그렇지만 경영미학이라는 용어가 상당히 낯섭니다.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A

경영학도 예술의 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거의 모든 학문 중에 예술에 속하지 않은 것은 없다고 봅니다. 따라서 이러한 의미에서 경영학을 미학의 한 갈래로 바라보게 될 때 경영미학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미학이 미에 대한 학문이라면, 경영미학은 경영을 미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경영을 예술의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하는 하나의 학문적 분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예술적 관점에서의 접근이 실제 경영현실에 적용될 때 이를 예술기반경영으로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Q

예술기반경영에 대해 매우 방대한 사례를 조사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예술기반경영의 현상이 대두한 배경과 현재까지의 상황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예술기반경영에 대한 관심이 20년 정도 지속되어 왔습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경향성은 점차 예술의 활용도가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작은 흐름이나마 기업 현장에서의 실행이 확대되고 있으며, 관련 연구도 더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본격화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또한 기업에서 예술로의 일방향의 관계가 예술에서 경영으로 또한 경영에서 예술로의 양방향 흐름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 기업의 예술 후원의 형태가 예술을 활용하여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국내 상황은 지금이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예술경영기반이 이를 총칭하는 개념이 될 것입니다.

 

Q

예술기반경영의 이론적 틀로 ‘A-BC-P’라는 모형을 제시하셨는데 주요내용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A

과거에는 기업과 예술의 관계에서 기업이 얻을 수 있는 편익(Benefit의 일부)만 강조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기업과 예술에 어떤 편익을 가지고 오는지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분석해내지 못했지요. 그리고 주로 논의되었던 것은 활동(Activity)입니다. 주로 활동과 기업의 편익 부분에만 관심이 집중되었던 것이지요. 저는 효과(Benefit)와 제약조건(Constraints)을 강조하고, 제약조건으로 인해 예술기반경영활동의 성과(Performance)가 잘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크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서 이러한 틀을 제시한 것입니다. 구체적인 방법론 프레임이라기보다는 연구의 방향성을 보여주기 위한 프레임으로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Q

예술기반경영의 활동을 규명하면서예술의 플랫폼화를 주장하셨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A

플랫폼은 두 가지 이중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선기반의 의미로써 예술이 경영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의미는 플랫폼이 지닌공유의 기능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철도역을 플랫폼으로 부르는 이유는 위치가 공유되는 지점이기 때문입니다. 웹 사이트의 결제 기능처럼 여러 기업들에 공통적으로 들어가 활용될 수 있는 것이 플랫폼입니다. 그래서 예술의 전체성을 해체하여 플랫폼의 공유성을 획득하고자 합니다. 연극을 그 자체로서 기업에 도입하려고 하면, 기업들은 난관에 봉착할 것입니다. 이를 해체하여 발성, 연기 및 표현, 감상 등 기능별로 나누어서 기업의 특성과 상황에 맞도록 가져다 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기존의 예술을 분석적으로 해체하고 기능을 발견하여 여러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모듈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그 모듈은 예술작품 전체가 될 수도 있으며, 매우 세분화된 작은 활동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애플사가 UI(User Interface)를 구매한다고 했을 때, 전체를 통째로 구매할 수도 있고 결제 기능만 따로 살 수도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플랫폼의 범위와 깊이가 다양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적용이 가능한 형태로 예술을 다루어 기업이 소화하기 좋도록 다양한 크기로 잘라주면 어떨까 하는 시도입니다. 각 기업마다 1 1로 맞춤 활동을 시도한다면 비용과 노력이 너무 많이 발생할 것입니다. 공유될 수 있는 적절한 형태로 비용과 편익의 측면 모두를 만족시켜보고자 하는 의도에서 예술의 플랫폼화를 제시하였습니다.

 

Q

그렇다면 예술기반경영의 방점은 경영에 있는 것입니까? 예술가가 주체가 될 수는 없을까요?

 

A

예술기반경영은 예술경영과 반대로 경영에서 예술을 가져오는 개념입니다. 그러나 예술기반경영의 주체는 예술가와 경영자 모두입니다. 양쪽에서 접근하여 공동작업 해야 둘 간의 다리가 놓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두 주체 모두 서로 먼저 다가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로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고 있으며, 설사 하고 싶은 의지가 있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구자들이 이들 간의 다리를 놓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경영자들은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점만 명확하면 무엇이든 가져오려고 합니다. 환경 경영도 초기 연구자들이 환경 경영의 장점과 효과를 소개하고 설명한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를 적용한 선구적인 사례를 발굴하고, 분석하여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고, 다른 기업들에게 알리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어떤 경영이론이든 초창기에는 수없는 논쟁을 불러일으키나 점점 그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동의가 전제되고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논의로 변화합니다. 예술기반경영의 발전도 같은 패턴을 겪게 될 것입니다. 단지 시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예술기반경영의 전망과 더불어 예술기반경영이 발전하기 위해 수반되어야 하는 과제(연구, 정책, 기획 등)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A

예술기반경영의 현재는 기업의 심정적 필요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그 특성상 장기적인 효과를 위해서 불명확한 것에 투자하는 것은 꺼려합니다. 한편, 예술가들은 기업과의 협업에 대한 의지는 있을지라도 기업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므로, 중간영역의 누군가를 필요로 합니다. 이러한 기업과 예술가의 니즈에 맞는 연구가 요구됩니다. 기업과 예술가의 동시적 참여와 예술기반경영의 본격적인 발전이 탄력받기 위해서는, 이것이 가능한 패러다임, 프레임 워크, 논리, 논리를 뒷받침할 사례 조사가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디지털 산업의 확산 단계를 이야기할 때, 캐즘을 넘어야만 시장이 성장한다는 개념이 있습니다. 지금 예술기반경영도 그 단계에 있는 것 같습니다. 예술기반경영의 캐즘을 넘어간다면 자생적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그래서 지금 이 시점에서 예술기반경영에 대한 지원과 함께 이론과 실행에 걸쳐 많은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